교의학

교의학 (Dogmatik)

1. 개요 및 정의 (Definition & Thesis)

교의학(Dogmatik)은 조직신학(Systematische Theologie)의 핵심 분과로서, 기독교 신앙의 내용(fides quae creditur)을 체계적이고 학문적으로 서술하는 신학의 영역이다.

이 용어는 17세기 루터교 정통주의(L. F. Reinhart, 1659)에서 처음 책 제목으로 사용되었으나, 그 기능은 교회의 역사와 함께 존재해 왔다. 교의학의 본질에 대한 현대적 합의는 칼 바르트(Karl Barth)의 정의에서 가장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교의학을 "교회가 자신의 언어(설교, 선포)를 하나님의 말씀(계시)에 비추어 비판적으로 점검하는 과학적 자기 성찰(wissenschaftliche Selbstprüfung)"이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교의학은 단순한 교리 조항의 수집이 아니라, 규범(Scripture)과 상황(Context) 사이에서 신앙의 진리를 당대의 지성적 언어로 재해석하고 구성하는 역동적인 '사유의 운동(Denkbewegung)'이다.

2. 어원과 성서적 기원 (Etymology & Biblical Roots)

2.1. 헬라어 '도그마(Dogma)'

'교의학'의 어근이 되는 헬라어 도그마(δόγμα)는 '생각하다', '보이다'를 뜻하는 동사 dokein에서 유래했다. 고대 헬라 세계에서 이는 두 가지 의미를 가졌다.

  1. 철학적 견해: 학파의 가르침이나 의견.
  2. 공적 법령: 통치자의 포고령이나 법적 결정.

2.2. 성서적 용례

신약성서에서 dogma는 주로 '법령'이나 '규례'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 누가복음 2:1: 가이사 아구스도(Augustus)가 내린 '영(decree)'.
  • 사도행전 16:4: 예루살렘 [공의회](/article/칼케돈 공의회)가 결정한 '규례'.
  • 골로새서 2:14: (부정적 의미로) 우리를 거스르는 '조문(의문)'.

초대 교회는 이 용어를 차용하여, 공의회에서 결정된 신앙의 규범(예: 니케아 신경)을 '도그마'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이는 교회의 가르침이 단순한 사적 의견(doxa)이 아니라, 공동체가 따르고 순종해야 할 공적 권위(auctoritas)를 가짐을 의미했다.

3. 역사적 발전 (Historische Entwicklung)

3.1. 고대와 중세: 신앙의 변증과 집대성

초기에는 외부의 공격에 맞서는 변증(Apologetics)의 형태를 띠었으나, 점차 신앙 내용을 체계화하기 시작했다.

  • 오리게네스: 《원리론(De principiis)》은 최초의 조직신학적 시도로 평가된다.
  • 토마스 아퀴나스: 《신학대전(Summa Theologiae)》에서 신학은 '성스러운 학문(Scientia sacra)'으로 격상되며, 이성(Ratio)과 계시(Revelatio)의 종합을 시도했다.

3.2. 종교개혁: 주제(Loci) 중심의 신학

종교개혁자들은 중세 스콜라 신학의 사변성을 거부하고 성서 본문으로 돌아갔다.

  • 멜란히톤: 《신학의 기본 주제들(Loci communes, 1521)》은 성서의 주요 주제(, 은혜, 율법 등)를 목회적 관점에서 정리했다. 이는 사변적 시스템이 아니라 '구원론적 유익'에 초점을 맞추었다.

3.3. 17세기 정통주의와 계몽주의

개신교 정통주의(Orthodoxie) 시기에 이르러 다시 방대한 형이상학적 체계를 갖춘 '교의학'이 확립되었다. 그러나 계몽주의는 도그마의 권위를 이성으로 비판했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프리드리히 슐라이어마허(F. Schleiermacher)는 교의학을 "주어진 시대의 기독교적 경건한 자의식(frommes Selbstbewusstsein)에 관한 서술"인 신앙학(Glaubenslehre)으로 재정의했다.

3.4. 20세기: 말씀의 신학으로의 회귀

자유주의 신학이 인간의 종교적 경험에 치중한 것에 반발하여, 칼 바르트는 《교회 교의학(Kirchliche Dogmatik)》을 통해 교의학의 대상을 인간의 종교성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돌렸다.

4. 교의학의 구조와 과제 (Struktur und Aufgabe)

4.1. 서론 (Prolegomena)

교의학은 본론에 들어가기 전, 인식론적 기초를 다루는 '서론'을 둔다.

  • 계시론: 하나님은 어떻게 알려지는가? (말씀, 성령)
  • 성서론: 성서의 권위와 영감.
  • 신앙과 이성: 신학적 방법론(Methodology).

4.2. 내용적 교의학 (Materiale Dogmatik)

전통적으로 사도신경의 구조나 '하나님-인간-구원'의 도식을 따른다.

  1. 신론 (Theology proper): 삼위일체, 하나님의 속성, 창조, 섭리.
  2. 인간론 (Anthropology): 하나님의 형상, 죄(Harmartiology).
  3. 기독론 (Christology): 그리스도의 인격(Persona)과 사역(Opus).
  4. 구원론 (Soteriology): 칭의, 성화, 성령의 사역.
  5. 교회론 (Ecclesiology): 교회의 본질, 성례전(Sacraments).
  6. 종말론 (Eschatology): 개인의 종말, 역사와 우주의 완성.

4.3. 교의학 vs. 윤리학

교의학이 '하나님이 인간을 위해 행하신 일(Indicative)'을 다룬다면, 기독교 윤리학(Ethik)은 '그에 반응하여 인간이 행해야 할 일(Imperative)'을 다룬다. 그러나 현대 신학에서는 이 둘을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통합된 체계로 보기도 한다.

5. 결론: "순례하는 신학" (Theologia Viatorum)

교의학은 완성된 진리의 박물관이 아니다. 루터의 표현대로 지상의 신학은 '나그네의 신학(Theologia viatorum)'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인간의 이해보다 크시기에(Deus semper major), 교의학은 끊임없이 성서로 돌아가(Ad Fontes) 교회의 가르침을 갱신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Bibliography (Select Source Ledger)

  1. TRE: Sauter, Gerhard. "Dogmatik." In Theologische Realenzyklopädie Bd. 9, 41-77. Berlin: De Gruyter.
  2. Barth: Barth, Karl. Kirchliche Dogmatik. I/1. Zürich: TVZ, 1932.
  3. Pannenberg: Pannenberg, Wolfhart. Systematische Theologie. Bd. 1. Göttingen: Vandenhoeck & Ruprecht, 1988.
  4. Schleiermacher: Schleiermacher, Friedrich. Der christliche Glaube. Berlin, 1821/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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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rygma Dictionary
v7.0 (Agentic Chain)
2025-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