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

참회 (Buße)

1. 개요 (Definition & Thesis)

참회(Buße)는 기독교 신학에서 죄인인 인간이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전 인격적인 과정을 의미한다. 독일어 Buße는 헬라어 Metanoia(마음의 변화)와 라틴어 Paenitentia(형벌/보속)의 의미를 모두 포괄하는 복합적인 용어다.

신학적으로 참회는 두 가지 차원을 가진다:

  1. 행위적 차원 (Actus): 죄를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구체적인 예전적 행위(예: 고해성사).
  2. 존재적 차원 (Habitus): 옛 자아를 버리고 새 자아로 돌아선다는 실존적 결단.

본 아티클의 '황금 실(Golden Thread)'은 참회가 단순한 도덕적 후회(Reue)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근원적 방향 전환(Umkehr)이라는 점을 논증하는 데 있다.

2. 성서적 기초 (Biblical Foundations)

2.1. 구약성서: 관계적 회복 (שׁוּב - Shub)

구약에서 참회에 해당하는 핵심 단어는 히브리어 어근 שׁוּב (shub)이다. 이는 물리적으로 "돌아서다(to turn back)"라는 뜻이며, 신학적으로는 "언약 관계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 예언서의 전통: 예언자들은 참회를 감정적 슬픔(nacham)이 아니라, 악한 길에서 떠나 야훼에게로 돌아오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묘사했다(렘 3:12-14).
  • 제의와 마음: 요엘서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욜 2:13)고 선포하며, 제의적 형식이 아닌 내면의 쇄신을 강조한다.

2.2. 신약성서: 종말론적 결단 (Μετάνοια - Metanoia)

신약, 특히 공관복음서에서 μετάνοια (metanoia)는 임박한 하나님 나라(Basileia tou Theou)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지성적/의지적 전환"을 의미한다.

  • 세례 요한과 예수: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마 4:17). 여기서 회개는 복음을 믿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 바울 서신: 바울은 metanoia라는 단어를 자주 쓰지 않지만, '옛 사람의 죽음'과 '새 사람의 삶'이라는 세례 신학을 통해 참회의 본질을 설명한다(롬 6장).

3. 역사적 전개 (Historical Development)

3.1. 고대 교회: "두 번째 판자" (Paenitentia Secunda)

초대 교회(특히 Shepherd of Hermas)에서 세례 이후의 죄는 심각한 문제였다. 테르툴리아누스는 참회를 난파선에서 구조받기 위한 "두 번째 판자(secunda tabula)"로 묘사했다. 초기에는 일생에 단 한 번만 허용되는 공개적이고 엄격한 과정(공적 참회)이었다.

3.2. 중세와 사적 고해의 등장 (Tariff Penance)

6세기경 아일랜드-스코틀랜드 수도승들에 의해 "타리프 참회(Tarifbuße)"가 도입되었다. 이는 죄목에 따라 구체적인 보속(Satisfaction)이 정해진 사적 고해 형태였다. 이 발전은 참회를 반복 가능한 성사(Sacramentum)로 정착시켰으며, 1215년 제4차 라테란 [공의회](/article/칼케돈 공의회)는 연 1회 고해를 의무화했다.

3.3. 종교개혁: 실존적 전향 (Tota Vita)

마틴 루터는 1517년 95개조 반박문 제1조에서 참회의 개념을 혁명적으로 재정의했다.

"Dominus et magister noster Iesus Christus dicendo 'Poenitentiam agite' etc. omnem vitam fidelium poenitentiam esse voluit."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회개하라"고 하셨을 때, 이는 신자의 전 생애가 참회가 되어야 함을 의미하신 것이다.)

루터는 참회를 성례전적 행위(고해성사)에서 믿음의 일상적 태도로 확장시켰다. 멜란히톤은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에서 참회를 공포(Terror, 율법에 의한)와 믿음(Fides, 복음에 의한)의 두 부분으로 정의했다.

3.4. 트리엔트 공의회 (Council of Trent)

가톨릭 교회는 종교개혁에 맞서 트렌트 공의회(1551)에서 참회 성사를 재확인하며 세 가지 요소를 교리화했다:

  1. 통회 (Contritio): 마음의 슬픔.
  2. 고백 (Confessio): 사제 앞에서의 구두 고백.
  3. 보속 (Satisfactio): 죄에 대한 잠벌의 해결.

4. 교의학적 구조 (Dogmatic Synthesis)

4.1. 율법과 복음 (Gesetz und Evangelium)

참회는 율법과 복음의 변증법적 긴장 속에 위치한다.

  • 율법의 기능: 인간의 죄를 폭로하고 양심을 찔러 '죄책감'과 '절망'을 일으킨다(Contritio passiva).
  • 복음의 기능: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제시하여 용서의 확신과 위로를 준다(Fides). 참된 개신교적 참회는 "내가 죄인입니다"라는 고백과 "그리스도가 구주십니다"라는 신앙이 만나는 지점이다.

4.2. 칭의와의 관계 (Rechtfertigung)

참회는 칭의의 원인이 아니라, 칭의된 죄인(Simul iustus et peccator)의 삶의 방식이다. 신자는 이미 의롭다 함을 얻었으나(Justification), 여전히 죄의 본성을 가지고 있기에 날마다 세례의 효력으로 돌아가는 참회를 반복한다(Luther: regressus ad baptismum).

5. 결론 및 참고문헌 (Conclusion & Bibliography)

참회는 기독교 신앙의 심장 박동과 같다. 그것은 인간의 자율성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타율적 은혜를 수용하는 수동적 능동성(Passive Activity)의 극치다. 현대 신학에서 참회는 개인의 죄를 넘어 사회적, 생태적 구조악에 대한 공동체적 책임(Dietrich Bonhoeffer)으로 확장되고 있다.

📚 핵심 문헌 (Source Ledger)

  1. TRE: Theologische Realenzyklopädie, Bd. 7, "Buße". Berlin/New York: de Gruyter.
  2. Luther: D. Martin Luthers Werke (WA), Bd. 1 (95 Theses).
  3. Calvin: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1559), III.3.
  4. Barth, K.: Kirchliche Dogmatik, IV/2 (Die Lehre von der Versöhnung).

Connected Concepts

Mentions

Kirchliche Dogmatik고해공의회교회구약믿음성례세례세례 요한신앙고백신약신학십자가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야훼양심언약율법과 복음은혜종교개혁종말론죽음책임천국칭의포기하나님 나라회개
Kerygma Dictionary
v7.0 (Agentic Chain)
2025-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