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

주교 (Bischof)

1. 개요 (Definition & Thesis)

주교(Bischof)는 그리스어 Episkopos(감독자, 감시자)에서 유래한 기독교의 성직 직분으로, 지역 교회의 목회적 감독권(pastoral oversight)과 교리적 수호권을 행사하는 직위를 지칭한다.

신학적으로 주교직은 단순한 행정적 관리자가 아니다. 고대 교회로부터 이 직분은 사도적 계승(Successio Apostolica)의 담지자로서, 교회 일치(Unitas Ecclesiae)의 성례전적 표지로 이해되었다. 그러나 종교개혁을 기점으로 주교직은 '신적 제정(iure divino)'에 의한 필수적 직분인가, 아니면 교회 질서를 위한 '인간적 제정(iure humano)'인가에 대한 첨예한 논쟁의 중심에 섰다. 본 항목은 감독 기능(Episkopé)이 어떻게 제도적 주교직(Episkopat)으로 결정화되었는지 추적한다.


2. 성서적 기초 (Biblical Foundations)

2.1. 용어의 세속적 및 초기 용례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episkopos는 본래 종교적 전문 용어가 아니었다. 헬레니즘 세계에서 이 단어는 재정관, 계약 감독관, 혹은 촌락의 관리자를 뜻했다. 쿰란 공동체(Qumran)의 'Mebaqqer'(감독자)와의 연관성도 제기되나, 기독교적 용법은 바울 서신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다.

2.2. 장로(Presbyteros)와의 유동성

신약성서, 특히 목회서신(Pastoralbriefe)과 사도행전에서 '주교(episkopos)'와 '장로(presbyteros)'는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상호 교환적으로 사용된다.

  • 사도행전 20:17, 28: 바울은 에베소의 '장로들'을 부르지만, 그들에게 성령이 '감독자(episkopos)'로 세웠다고 말한다.
  • 디도서 1:5-7: 장로를 세우는 기준을 언급하다가 곧바로 감독의 자격으로 넘어간다.
  • 결론: 원시 기독교에서 episkopé(감독하는 행위)는 존재했으나, 고정된 단일 직분으로서의 episkopos(주교)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이는 '가정 교회(Hausgemeinde)'의 가장(paterfamilias) 역할이 공동체적 직분으로 확장되는 과도기적 형태였다.

3. 역사적 발전 (Historical Development)

3.1. 단일 주교제(Monarchischer Episkopat)의 등장

2세기 초, 안디옥의 이그나티우스(Ignatius von Antiochien)에 이르러 결정적인 전환이 발생한다. 그는 교회의 일치를 위해 "주교 없이는 교회도 없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 이그나티우스의 도식: 하나님-그리스도-주교-사제단-공동체로 이어지는 위계적 질서가 확립된다.
  • 배경: 영지주의(Gnosis)와 같은 이단 사상에 대항하여, 사도적 전승(Traditio)을 보증할 가시적 중심점이 필요했다.

3.2. 사도적 계승 (Successio Apostolica)

이레네우스(Irenaeus)와 키프리아누스(Cyprianus)를 거치며 주교직은 사도들의 권위를 물리적으로, 교리적으로 계승하는 파이프라인으로 정립된다. 이제 주교는 개별 교회의 수장일 뿐만 아니라, 보편 교회(Ecclesia Catholica)의 연결 고리가 되었다.

3.3. 중세와 제국 교회 (Reichskirche)

중세 유럽에서 주교는 영적인 목자이자 봉건 영주(Fürstbischof)의 지위를 겸했다. 이는 서임권 투쟁(Investiturstreit)을 유발했으며, 주교직의 영적 권위가 세속 권력에 의해 침해받거나 타락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4. 교의학적 쟁점 (Dogmatic Issues)

4.1. 종교개혁의 분기: Iure Divino vs. Iure Humano

16세기 종교개혁은 주교직의 존재론적 기반을 공격했다.

  • 루터교 (Lutheran): 주교직의 역사적 계승보다는 '복음 선포의 기능'을 중시했다. 비상시에는 평신도도 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만인제사장직에 근거하여, 주교직을 교회의 본질(esse)이 아닌 편익(bene esse)의 문제로 보았다. (단, 스웨덴 루터교회 등은 역사적 계승을 유지함).
  • 칼뱅주의 (Reformed): 가톨릭의 위계적 주교제를 거부하고, 신약성서의 장로제도로 회귀했다. 여기서 감독 기능은 개인이 아닌 '당회(Presbytery)'라는 집합체에 귀속된다.
  • 가톨릭/성공회: 주교직을 교회의 본질적 구조(esse)로 간주하며, 안수(Ordination)를 통한 역사적, 물리적 계승의 단절 없는 연속성을 강조한다.

4.2.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주교 단체성 (Kollegialität)

현대 가톨릭 신학(Lumen Gentium)은 주교직을 교황의 대리인이 아닌, 사도단(Collegium Apostolorum)의 계승자로 재확인했다. 주교는 개별적으로는 지역 교회를 다스리지만, 단체적으로는(cum et sub Petro) 보편 교회를 염려한다. 이는 교황 중심의 중앙집권주의를 보완하는 신학적 기제이다.

4.3. 에큐메니칼 합의 (BEM 문서)

WCC의 '세례, 성만찬, 직무(BEM)' 문서는 주교직의 역사적 형태(Episcopate)를 받아들이되, 그것이 군림하는 권력이 아닌 '일치를 위한 봉사'로서 재해석되어야 함을 제안하며 교파 간의 간극을 좁히려 시도했다.


5. 결론 및 참고문헌 (Conclusion & Bibliography)

주교직은 교회의 역사 속에서 '질서(Ordo)'와 '자유(Libertas)' 사이의 긴장을 대변한다. 현대 신학에서 주교는 권위적 통치자가 아니라, 말씀과 성례전을 통해 공동체의 코이노니아(Koinonia)를 보존하는 '일치의 중심(Center of Unity)'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 참고문헌 (Bibliography)

  1. TRE Reference: Kretschmar, G., et al. "Bischof/Bischofsamt." Theologische Realenzyklopädie, Bd. 6. Berlin/New York: De Gruyter, 1980, 653–697.
  2. Patristics: Ignatius of Antioch. Letters. In The Apostolic Fathers, ed. by M.W. Holmes. Baker Academic, 2007.
  3. Modern: Zizioulas, John D. Being as Communion: Studies in Personhood and the Church. St Vladimir's Seminary Press, 1985.
  4. Vatican II: Lumen Gentium (Dogmatic Constitution on the Church), 1964.

Connected Concepts

Men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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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7.0 (Agentic Chain)
2025-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