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
회심 (Bekehrung)
1. 개요 (Definition & Thesis)
회심(Bekehrung)은 기독교 신학에서 인간이 죄와 자기 중심성에서 돌이켜 하나님께로 향하는 전인격적인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라틴어 Conversio의 번역으로, 신학적으로는 인간 구원의 서정(Ordo Salutis) 내에서 중생(Wiedergeburt)의 주관적이고 의식적인 측면을 다룬다.
The Golden Thread (핵심 논지): 회심은 인간의 자발적인 결단처럼 보이나, 근본적으로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에 의해 촉발된 객관적 사건이다. 그것은 옛 자아의 죽음(Mortificatio)과 새 자아의 삶(Vivificatio)이라는 이중적 구조를 가지며, 일회적인 사건인 동시에 평생 지속되어야 할 매일의 과업이다.
2. 성서적 기초 (Biblical Foundations)
성서에서 회심은 감정의 변화가 아니라 '관계의 회복'과 '통치권의 이동'을 의미한다.
2.1. 구약: 슈브 (šûb) - 언약적 귀환
구약 히브리어의 핵심 용어는 슈브(šûb)이다. 이 단어는 문자적으로 "돌아서다", "되돌아가다"를 의미한다.
- 언약적 배경: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떠난 상태(배교)에서 다시 언약 관계인 야훼께로 돌아가는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행위다(호 14:1, 렘 3:22).
- 전인격성: 이것은 단순한 후회가 아니라, 마음(lebab)과 행동의 전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2.2. 신약: 메타노이아 (metanoia) - 종말론적 인식의 전환
신약 헬라어는 메타노이아(metanoia)와 에피스트레페인(epistrephein)을 사용한다.
- 메타노이아: Nous(마음/이성)의 근본적인 변화를 뜻한다. 세례 요한과 예수의 선포("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 마 4:17)에서 회심은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Basileia tou Theou)에 합당한 존재 방식으로의 즉각적인 전환을 요청한다.
- 에피스트레페인: 우상으로부터 살아계신 하나님께로 '방향을 바꾸는' 외적인 행동 변화를 강조한다(살전 1:9).
3. 교의학적 역사 (Dogmengeschichte)
회심의 이해는 교회사 속에서 '제도적 과정'에서 '개인적 사건'으로 변화해왔다.
3.1. 고대 및 중세: 성례전적 회심 (Poenitentia)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e)의 회심은 지성적, 의지적 결단의 전형을 보여주지만, 중세 교회는 이를 제도화했다. 회심은 고해성사(Bußsakrament)라는 틀 안에서 평생 반복되는 참회(Contritio), 고백(Confessio), 보속(Satisfactio)의 과정으로 이해되었다.
3.2. 종교개혁: 루터의 '매일의 회개'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에게 회심은 일회적인 감정 체험이 아니라, 평생 지속되는 "옛 아담의 수장(Ertränken)"이었다.
- Simul justus et peccator (의인인 동시에 죄인): 신자는 평생 죄와 싸우기 때문에, 회심은 매일 세례의 은총으로 돌아가는 반복적 행위다.
3.3. 경건주의와 부흥운동: 회심의 날짜 (Datierbarkeit)
17-18세기 독일 경건주의(Pietismus, 예: A.H. Francke)와 영미 청교도는 회심의 가시적 증거를 요구했다.
- 부스캄프(Bußkampf): 참회의 투쟁 과정을 거쳐 은혜를 체험하는 극적인 순간(Durchbruch)이 강조되었다.
- 이는 회심을 구원의 필수적인 주관적 체험으로 격상시켰으며, "당신은 언제 거듭났습니까?"라는 질문을 낳게 했다.
4. 조직신학적 구조 (Systematic Reconstruction)
조직신학적으로 회심은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책임 사이의 미묘한 긴장 속에 위치한다.
4.1. 회심의 두 요소: 소극적 요소와 적극적 요소
칼빈(Calvin)과 개혁신학은 회심을 두 가지 움직임으로 설명한다:
- Mortificatio (옛 사람의 죽음): 죄에 대한 진정한 슬픔과 미움. 율법의 정죄 기능에 의해 발생한다.
- Vivificatio (새 사람의 삶):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기쁨과 의지. 복음의 약속에 의해 발생한다.
4.2. 주체성 논쟁: 펠라기우스주의 vs. 은총론
- 펠라기우스주의: 인간의 자유의지로 회심이 가능하다고 본다.
- 개혁신학: 회심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Sola Gratia)로 시작된다. 인간의 의지는 거듭남(Regeneration)의 결과로써 해방되어 회심에 반응한다. 즉, "인간은 회심할 때 수동적인 동시에 능동적이다(Acti agimus)."
4.3. 현대 신학의 관점 (Barth & Pannenberg)
- 카를 바르트(Karl Barth): 회심을 인간의 심리적 체험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일어난 객관적 현실(객관적 화해)에 대한 주관적 '깨어남'으로 본다.
- 판넨베르크(Pannenberg): 회심을 자아 중심성에서 타자(하나님과 이웃) 중심성으로의 개방성(Offenheit)으로 해석한다.
5. 결론 및 참고문헌 (Conclusion & Bibliography)
회심은 한 번의 눈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서 밖으로(extra nos) 시선을 돌려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평생의 전향(Turning)이다.
참고 문헌 (Bibliography)
- TRE (Theologische Realenzyklopädie): Behm, J./Würthwein, E. et al. "Bekehrung." In TRE Bd. 5, 433-463. Berlin/New York: De Gruyter, 1980.
- Primary Sources:
- Augustine. Confessiones. (CCL 27).
- Luther, Martin. De libertate christiana (1520). WA 7.
- Calvin, John.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1559). III.3.
- Modern Works:
- Barth, Karl. Kirchliche Dogmatik IV/2. Zürich: TVZ.
- James, William. The Varieties of Religious Experience. (Psychological perspec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