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부활 (Auferstehung)
1. 개요 및 정의 (Definition & Thesis)
기독교 신학에서 부활(Auferstehung)은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단순한 생물학적 소생(Wiederbelebung)이나, 육체를 탈피한 영혼의 지속성(Unsterblichkeit der Seele)과는 구별되는 근본적인 개념이다. 독일 신학 용어법에서는 이를 더욱 정밀하게 구분하는데, 하나님이 주체가 되어 죽은 자를 일으키시는 행위인 '일으킴(Auferweckung)'과 그 결과로서의 사건인 '부활(Auferstehung)'을 나누어 설명한다.
이 아티클의 Golden Thread(핵심 논지)는 다음과 같다: 부활은 옛 창조의 연장이 아니라, 죽음을 통과하여 도달하는 '새로운 창조(Nova Creatio)'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안에서 역사의 마지막(Eschaton)이 미리 현재로 들어온 '종말의 선취(Vorwegnahme/Prolepsis)' 사건이다.
2. 성서적 기초 (Biblical Foundations)
2.1. 구약: 쉐올에서 묵시적 소망으로 (Altes Testament)
고대 이스라엘의 초기 신앙에서 죽음은 '쉐올(Sheol)'이라 불리는 그림자 같은 존재 방식으로의 전락을 의미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정의(Gerechtigkeit)에 대한 신앙이 깊어지면서, 죽음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끊을 수 없다는 확신이 싹텄다.
- 핵심 본문: 다니엘 12:2는 구약에서 가장 명시적인 부활 신앙을 보여준다. "땅의 티끌 가운데서 자는 자 중에서(MT: mīššēnê ʾadmat-ʿāpār) 많은 사람이 깨어나..." 이는 개인의 보상을 넘어선 이스라엘의 회복과 우주적 통치를 위한 신적 개입으로 묘사된다.
2.2. 신약: 첫 열매로서의 그리스도 (Neues Testament)
신약성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해 구약의 묵시적 소망이 역사 내에서 실현되었음을 선포한다.
- 바울의 15장 (1 Kor 15): 사도 바울은 부활을 설명하며 '신령한 몸(soma pneumatikon)'이라는 역설적 용어를 사용한다(15:44). 이는 비물질적인 유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Pneuma)에 의해 완전히 지배받고 변형된 새로운 차원의 구체성(Leiblichkeit)을 의미한다.
- 연속성과 불연속성: 부활하신 예수는 십자가의 흔적을 지니고 있어 역사적 예수와의 연속성을 가지지만, 닫힌 문을 통과하는 등 시공간을 초월하는 불연속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는 부활이 현세적 삶의 복귀가 아니라 '변형(Verwandlung)'임을 시사한다.
3. 교의학적 전개 (Dogmatic Development)
3.1. 영지주의와의 투쟁 (Contra Gnosticism)
초대 교회는 물질과 육체를 악하게 보는 영지주의(Gnosticism)에 맞서 '육체의 부활(resurrectio carnis)'을 사도신경에 명시했다. 이는 구원이 육체를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창조하신 물질 세계와 육체까지도 구속하고 완성하신다는 창조 긍정의 신학이다.
3.2. 현대 신학의 논쟁 (Moderne Diskussion)
계몽주의 이후, 부활의 역사성은 의심받았으나 20세기 신학은 이를 다시 중심 주제로 복원했다.
-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W. Pannenberg): 그는 부활을 '역사의 종말의 선취(Prolepsis des Endes der Geschichte)'로 정의했다. 예수의 부활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역사의 마지막에 일어날 하나님의 통치가 예수라는 한 개인에게 미리 발생한 사건이다. 따라서 부활은 예수의 신성을 확증하는 소급적 힘을 가진다.
- 카를 바르트 (K. Barth): 바르트에게 부활은 십자가의 죽음에 대한 '하나님의 판결(Urteil)'이다. 인간의 죄로 인해 죽임 당한 예수를 하나님이 다시 살리신 것은, 그를 의롭다고 선언하신 칭의(Rechtfertigung)의 사건이다(롬 4:25).
4. 신학적 종합 (Theological Synthesis)
부활 신앙은 기독교의 부록이 아니라 토대이다.
- 전인적 구원: 인간은 영혼만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몸을 포함한 전인격적 존재로서 하나님과 영원한 교제(Communio)에 들어간다.
- 역사의 희망: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은, 부조리한 역사 속에서도 하나님의 정의가 최종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도전적 희망(Spes contra spem)'을 가능하게 한다.
- 윤리적 함의: 육체의 부활을 믿는 자들은 현재의 육체적 삶과 물질 세계를 소홀히 하지 않고, 다가올 하나님 나라의 표징으로서 거룩하게 가꾸어야 할 책임을 진다.
📚 참고 문헌 (Bibliography)
- Theologische Realenzyklopädie (TRE), Bd. 4, "Auferstehung", Berlin/New York: de Gruyter.
- Pannenberg, Wolfhart. Grundzüge der Christologie. Gütersloh: Gütersloher Verlagshaus, 1964.
- Barth, Karl. Kirchliche Dogmatik (KD) IV/1. Zürich: EVZ.
- Wright, N.T. The Resurrection of the Son of God. London: SPCK,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