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칭호
그리스도 칭호 (Christusprädikate)
1. 개요 (Prolegomena)
그리스도 칭호(Christusprädikate), 혹은 존엄 칭호(Hoheitstitel)는 신약성서와 초기 교회가 예수의 인격과 사역을 설명하기 위해 구약성서 및 당대 유대교/헬레니즘 전통에서 차용한 일련의 명칭들을 의미한다.
신학적으로 이 칭호들은 단순히 예수를 부르는 이름이 아니라, 예수가 누구이며(Person), 무엇을 행했는가(Work)를 압축한 '신앙 고백의 최소 단위'이다. 오스카 쿨만(O. Cullmann)이 지적했듯이, 초기 기독론은 본질(Wesen)에 대한 사변이 아니라 기능(Funktion)에 대한 고백에서 출발했으나, 이 칭호들의 의미론적 확장을 통해 결국 니케아-칼케돈의 존재론적 교의로 발전하게 된다.
2. 성서적 기초와 주해 (Biblical & Exegetical Data)
2.1. 인자 (Der Menschensohn; Ho Huios tou Anthropou)
가장 난해하면서도 중요한 이 칭호는 예수의 자기 칭호(Selbstbezeichnung)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 어원: 아람어 bar nasha에서 유래했으나, 신약 헬라어는 ho huios tou anthropou라는 독특한 이중 관사를 사용하여 이를 고유명사화했다.
- 신학적 의미: 이는 다니엘 7:13의 종말론적 재판관으로서의 '그 인자'를 지칭함과 동시에, 이사야의 '고난받는 종'(Ebed-Yahweh) 모티프와 결합된다. 예수는 이 칭호를 통해 정치적 메시아주의를 거부하고, '고난을 통해 영광에 이르는' 독창적인 메시아 상을 수립했다.
2.2. 메시아/그리스도 (Der Messias/Christos)
- 유대교 배경: '기름 부음 받은 자'(Mashiach)는 다윗 왕조의 회복을 가져올 정치적, 군사적 구원자를 의미했다.
- 기독교적 변용: 초대 교회는 부활 사건 이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가 바로 그 메시아임을 역설적으로 선포했다. 헬레니즘 세계로 넘어가면서 이 칭호는 직분명(Title)에서 고유명사(Proper Name)로 굳어졌다(Jesus Christ).
2.3. 주 (Der Kyrios)
- 70인역(LXX) 배경: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이름(YHWH)을 발음하는 대신 큐리오스(Kyrios)로 번역했다.
- 기독론적 전용: 초기 기독교인들이 예수를 '큐리오스'라 부른 것은, 하나님께 속한 주권과 예배를 예수에게 양도한 혁명적 사건이다(Phil 2:9-11). 발터 보우스셋(W. Bousset)은 이를 헬레니즘 제의의 영향으로 보았으나, 현대 학계(Hengel, Hurtado)는 아람어 기도문 '마라나타'(Maranatha, 1 Cor 16:22)를 근거로, 이것이 팔레스타인 원시 교회에서부터 시작된 신앙 고백임을 확증한다.
2.4. 하나님의 아들 (Der Sohn Gottes)
- 발전 단계:
- 양자론적 단계 (Adoptionism): 부활을 통해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됨 (Rom 1:3-4).
- 선재론적 단계 (Pre-existence): 요한복음과 바울 서신 후기에서, 그는 창세 전부터 아버지와 함께 있었던 존재론적 아들로 묘사된다. 이는 칭호가 '기능적 왕권'에서 '형이상학적 본질'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3. 교회사적 발전 (History of Dogma)
그리스도 칭호들의 역사는 "기능에서 존재로" (From Function to Being)의 역사이다.
- 유대-기독교 단계: 칭호들은 주로 종말론적 기능(심판자, 통치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 헬레니즘 선교 단계: 헬라 철학의 영향으로 '로고스'(Logos)와 같은 칭호가 도입되며, 예수의 선재성(Präexistenz)과 창조 중보직이 강조되었다.
- 고대 교회 회의: 다양한 칭호들이 충돌하거나 모호해지는 지점에서 이단(아리우스주의 등)이 발생했다. 교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칭호 뒤에 숨겨진 실재, 즉 호모우시오스(homoousios, 동일 본질)를 확정함으로써 칭호론을 존재론적 삼위일체론으로 완성했다.
4. 결론 및 참고문헌 (Conclusion & Bibliography)
그리스도 칭호는 단순한 명예의 나열이 아니다. 그것은 "예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초라한 나사렛 예수를 우주의 주(Kyrios)로 고백하기 위해 초기 교회가 수행한 치열한 해석학적 투쟁의 기록이다.
Select Bibliography (TRE Tier 1)
- TRE Entry: Hahn, Ferdinand. "Christusprädikate/Hoheitstitel." Theologische Realenzyklopädie 8 (1981): 23-42.
- Hahn, Ferdinand. Christologische Hoheitstitel: Ihre Geschichte im frühen Christentum. FRLANT 83. Göttingen: Vandenhoeck & Ruprecht, 1963.
- Cullmann, Oscar. Die Christologie des Neuen Testaments. Tübingen: Mohr Siebeck, 1957.
- Hengel, Martin. Der Sohn Gottes: Die Entstehung der Christologie und die jüdisch-hellenistische Religionsgeschichte. Tübingen: Mohr Siebeck, 1975.
- Hurtado, Larry W. Lord Jesus Christ: Devotion to Jesus in Earliest Christianity. Eerdmans, 2003.
Connected Concepts
Kerygma Dictionary
v7.0 (Agentic Chain)2025-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