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

성화 (Heiligung)

1. 개요 (Definition & Thesis)

성화(聖化, Sanctification, Germ. Heiligung)는 기독교 구원론(Soteriology)의 핵심 개념으로, 인을 의롭다고 선언하는 칭의(Justification, Rechtfertigung)와 구별되지만 분리될 수 없는 성령의 사역이다.

신학적으로 성화는 단순히 윤리적 개선(moral improvement)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하나님을 위해 구별됨'(Separation)이라는 관계적 차원에서 시작하여, '그리스도의 형상을 본받음'(Imitatio Christi)이라는 실존적 차원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본 아티클의 Golden Thread(핵심 논지)는 다음과 같다: 성화는 인간의 노력으로 획득하는 공로가 아니라, 이미 칭의를 통해 부여받은 그리스도의 거룩함을 성령의 능력으로 삶 속에 실현해 나가는 '직설법(Indicative)에 근거한 명령법(Imperative)'의 구조를 갖는다.


2. 성서적 기초 (Biblical Foundations)

2.1. 구약: 카도쉬 (Qādoš)

구약에서 거룩함(Qādoš)은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속성이다.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레 19:2).

  • 제의적 분리: 초기 개념은 세속적인 것과의 물리적/제의적 분리(cultic separation)를 의미했다.
  • 윤리적 확장: 예언서에 이르러 거룩함은 제의를 넘어 사회적 정의와 도덕적 순결이라는 윤리적 차원으로 심화된다.

2.2. 신약: 하기오스모스 (Hagiosmos)

신약, 특히 바울 신학에서 성화는 그리스도론적이고 종말론적인 구조를 띤다.

  • 확정적 성화 (Positional Sanctification): 고린도전서 1:2, 6:11은 신자가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거룩해졌음을 선포한다. 이는 신분의 변화다.
  • 점진적 성화 (Progressive Sanctification): 데살로니가전서 4:3, 로마서 6:19은 거룩함에 이르도록 계속해서 지체를 의의 무기로 드릴 것을 명령한다.
  • 긴장 관계: 신약의 성화는 "너희는 거룩하다(직설법)"라는 선언 위에서 "그러므로 거룩하라(명령법)"는 요청이 가능한 구조다.

3. 교의학적 발전사 (Historical Development)

3.1. 로마 가톨릭과 트리엔트 공의회 (Tridentinum)

로마 가톨릭 신학, 특히 트리엔트 [공의회](/article/칼케돈 공의회)(Council of Trent, 1545-1563)는 칭의와 성화를 엄격히 구분하지 않는다.

  • 주입된 은혜 (Gratia infusa): 칭의는 죄의 용서뿐만 아니라 내적 쇄신(inner renewal)을 포함한다. 즉, 인간이 실제로 의롭게 '되어가는' 과정을 칭의의 일부로 본다. 따라서 성화는 칭의의 원인이자 결과로서 융합된다.

3.2. 종교개혁: 루터와 칼뱅

종교개혁자들은 '[오직 [믿음]]'(Sola Fide)을 수호하기 위해 칭의와 성화를 날카롭게 구별했다.

  • 마르틴 루터 (Martin Luther): 성화는 칭의의 필연적 열매다.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듯, 의롭다 함을 받은 자는 자발적으로 선을 행한다. 그러나 그는 신자가 죽을 때까지 '의인이면서 동시에 죄인'(Simul justus et peccator)임을 강조하며, 성화의 불완전성을 인정했다.
  • 장 칼뱅 (John Calvin): '이중적 은혜'(Duplex Gratia)론을 전개했다(기독교강요 III.11.1).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우리는 '칭의'와 '성화'라는 두 가지 은혜를 동시에 받는다. 둘은 구별되지만 절대 분리될 수 없다(distinctio sed non separatio). 칼뱅에게 성화는 율법의 제3용도(Tertius usus legis)를 통해 적극적으로 추구되어야 할 삶의 목표다.

3.3. 웨슬리와 성결 운동 (Wesleyan Perfection)

  • 존 웨슬리 (John Wesley): 그는 종교개혁의 칭의론 위에 '그리스도인의 완전'(Christian Perfection)이라는 독특한 성화론을 세웠다. 이는 죄의 부재가 아니라 '사랑의 완전한 성취'를 의미하며, 이 땅에서도 성령의 능력으로 의식적인 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4. 조직신학적 구조 (Systematic Synthesis)

4.1. 칭의와 성화의 관계 (Nexus with Justification)

건전한 성화론은 두 가지 오류를 배격함으로써 성립한다.

  1. 율법주의 (Legalism): 성화를 구원의 조건으로 삼아 칭의를 인간의 노력에 종속시키는 오류.
  2. 무율법주의 (Antinomianism): 칭의만으로 충분하다며 성화의 필연성을 부인하는 오류.

4.2. 성화의 주체: 성령 (Pneumatology)

성화는 인간의 자기 수양이 아닌 성령의 사역이다. 칼 바르트(K. Barth)는 그의 교회교의학(CD IV/2)에서 성화를 "왕적인 인간(The Royal Man)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함에 참여하는 것"으로 묘사했다. 인간은 성령 안에서 이 거룩함에 능동적으로 반응(correspondence)한다.

4.3. 종말론적 성격 (Eschatological Tension)

성화는 '이미(Already)'와 '아직 아니(Not Yet)' 사이에서 일어난다. 완전한 성화(영화, Glorification)는 종말에 이루어지지만, 신자는 현재의 삶 속에서 그 종말론적 실재를 앞당겨 살아내는 투쟁(Mortification and Vivification)을 계속한다.


📚 참고문헌 (Bibliography)

Primary Sources

  • Biblia Hebraica Stuttgartensia (BHS).
  • Novum Testamentum Graece (NA28).
  • Calvin, J.,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1559).
  • Luther, M., De libertate christiana (1520), WA 7.
  • Wesley, J., A Plain Account of Christian Perfection (1777).

Secondary Literature (TRE Context)

  • Gestrich, C., "Heiligung I. Dogmatisch", in: Theologische Realenzyklopädie (TRE), Bd. 14, Berlin/New York 1985, 703–718.
  • Joest, W., Dogmatik, Bd. 2: Der Weg Gottes mit dem Menschen, Göttingen 1990.
  • Barth, K., Kirchliche Dogmatik, IV/2, Zürich 1955.

Kerygma Dictionary
v7.0 (Agentic Chain)
2025-12-09